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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열풍?'얼린?젤리',?당뇨·마른?비만?부른다...?디저트?먹고?싶다면?'이렇게'
유튜브와 틱톡, 인스타그램 등 각종 소셜미디어(sns)를 켜면 바사삭거리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화려한 색감으로 입맛을 돋우는 먹방 영상이 끊임없이 쏟아진다. 그중에서도 말랑말랑한 젤리를 냉동실에 꽁꽁 얼려 먹는 독특한 식감의 간식이 젊은 층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너도나도 따라 하는 추세다. 하지만 시원하고 달콤한 자극을 즐기는 사이, 몸속 깊은 곳의 혈관과 장기들은 서서히 병들어 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에 가정의학과 서민석 교수(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와 함께 '얼린 젤리' 먹방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올바른 섭취법에 대해 자세히 짚어본다.
요즘 인기 있는 얼린 젤리, 건강엔 괜찮을까?
음식 온도는 우리가 맛을 느끼는 감각, 즉 미각 세포의 활동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친다. 흔히 냉동실에 있던 아이스크림이 상온에서 다 녹아버렸을 때나, 얼음이 빠진 미지근한 음료수를 마셨을 때 차가울 때보다 혀가 아릴 정도로 훨씬 더 달게 느껴졌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반대로 온도가 낮아지면 혀는 단맛을 잘 감지하지 못하게 된다.
서민석 교수는 "음식의 온도는 미각에 영향을 주는데, 체온과 비슷한 온도에서 단맛을 잘 느끼게 되고 온도가 내려갈수록 단맛에 대한 감각이 둔해진다"라고 설명한다. 이어 "똑같은 강도의 단맛을 느끼기 위해 찬 음식은 당분이 더 많이 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젤리를 얼려 먹는 경우 '달다'고 느끼기 위해서는 더 많은 양의 젤리를 먹어야 할 수 있다"라고 지적한다. 씹을 때 들리는 오도독거리는 재미있는 식감과 시원함을 위해 젤리를 차갑게 얼려 먹는 행동이, 결국 나도 모르는 사이에 혀의 감각을 속여 평소보다 많은 양의 설탕 덩어리를 먹게 만드는 셈이다.
가벼운 간식?...'혈당 스파이크'와 '마른 비만'의 주범
젤리는 부피가 작고 가벼운 간식으로 보이지만, 우리 몸속에 들어갔을 때 미치는 파급력은 결코 가볍지 않다. 그 파급력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젤리가 우리 몸의 혈당을 얼마나 심각하게 올리는지 확인해 보아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가 평소 든든한 주식으로 먹는 밥이나 빵이 핏속의 당분(혈당) 수치를 얼마나 빠르고 가파르게 올리는지 비교하는 의학적 지표인 '당지수(gi)'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서민석 교수는 "미국 임상 영양학회의 당지수 표를 보면 백미는 85, 식빵은 70으로 매우 높은 편이다. 반면 젤리의 주성분인 설탕은 65, 액상과당은 68로 오히려 밥이나 빵보다 수치가 낮게 나온다"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서 교수는 이 표면적인 숫자에 속아 절대 안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밥이나 빵에는 소화 흡수 속도를 늦춰주는 식이섬유 등 다른 영양소들이 섞여 있지만, 젤리는 흡수를 방해하는 물질이 전혀 없는 순수한 '단순당'으로, 몸에 들어오자마자 핏속에 설탕물을 직접 주사하는 것처럼 혈당을 롤러코스터처럼 가파르게 치솟게 만든다. 서 교수는 "단순당은 빠르게 흡수되어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데, 장기간 과다 섭취할 경우 인슐린 저항성이 유발되고 결국 ▲비만 ▲당뇨 ▲고혈압 ▲심혈관질환 ▲지방간이 생길 위험이 증가한다"라고 경고한다. 덧붙여 "당장 눈에 띄는 체중 변화가 없더라도 결국 몸속에 체지방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면서 만성질환 발생 위험이 커진다"라고 지적하며, 겉보기에는 마른 체형일지라도 눈에 보이지 않는 장기 주변에 내장 지방이 쌓이는 '마른 비만'의 위험성을 강조한다.
치솟는 혈당의 진짜 원인, '액상과당'
그렇다면 젤리는 왜 우리 몸의 혈당을 이토록 사정없이 흔드는 걸까. 범인은 젤리의 쫀득한 식감과 강렬한 달콤함을 만드는 '액상과당'에 있다. 옥수수 전분에서 인공적으로 추출한 이 성분은 일반적인 설탕이나 포도당과는 몸속 처리 방식부터가 완전히 다르다. 서민석 교수는 "액상과당은 소화 과정 없이 장에서 즉각 흡수되어 혈당을 수직 상승시킨다"며, "마치 고속도로의 하이패스 차로를 통과하듯 어떤 거름망도 거치지 않고 혈관으로 직행하는 셈"이라고 설명한다.
문제는 우리 몸의 모든 세포가 에너지로 나눠 쓰는 포도당과 달리, 액상과당은 오직 '간'에서만 처리된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액상과당은 간에서 곧바로 지방으로 전환되어 혈중 중성지방을 높이고 지방간을 유발한다"며, "나쁜 콜레스테롤(ldl)은 늘리고 좋은 콜레스테롤(hdl)은 줄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처리 용량을 넘어선 액상과당이 한꺼번에 몰려오면, 간은 이를 처리하지 못하고 나쁜 중성지방으로 바꿔 간 표면에 덕지덕지 붙여버린다. 최근 술을 한 방울도 마시지 않는 젊은 층에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흔하게 발견되는 이유가 바로 이 무심코 먹는 액상과당의 습격 때문이다.
또 다른 위험 증상, 쏟아지는 졸음 '슈가 크래시'
액상과당이 장기적으로 간을 망가뜨린다면, 단기적으로는 일상생활을 방해하는 불쾌한 증상을 만든다. 직장이나 학교에서 젤리나 탕후루 같은 디저트를 먹은 뒤, 온몸의 기운이 빠지고 눈꺼풀이 무거워지는 심한 졸음을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단순한 식곤증으로 넘기기 쉽지만, 사실 이는 '슈가 크래시(sugar crash)'라 불리는 위험한 신호다.
얼린 젤리의 단순당 때문에 혈당이 로켓처럼 솟구치면, 우리 몸은 이를 낮추기 위해 인슐린 공장인 '췌장'을 풀가동한다. 서민석 교수는 "단맛을 느끼려 많은 양의 얼린 젤리를 먹으면 단순당이 과다 흡수되어 혈당이 급격히 상승한다"며, "이를 처리하기 위해 인슐린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면서 췌장에 과도한 부하가 걸리게 된다"고 설명한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무리하게 분비된 인슐린의 반동 작용으로 혈당 수치가 정상 기준치 아래로 급격히 곤두박질치는 것이다. 이때 뇌로 가는 에너지 공급이 일시적으로 끊기면서 극심한 무기력증과 졸음이 몰려온다. 결국 식후에 찾아오는 참기 힘든 피로는 췌장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보내는 절박한 구조 요청이자, 당뇨병을 향한 명백한 경고등인 셈이다.
이어 서 교수는 "이미 혈당이 널뛰는 '스파이크' 증상을 경험했다면 췌장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는 뜻"이라며 "당장 병이 생기지 않더라도 이런 일이 반복되면 인슐린 분비 기능이 망가져 당뇨로 이어진다"고 경고한다. 또한 "널뛰는 혈당은 혈관에 상처를 입혀 동맥경화나 심 뇌혈관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며, 몸이 보내는 비정상적인 반응을 절대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거부할 수 없는 단맛의 유혹, 만성질환 예방하는 섭취법
스트레스를 단숨에 날려주는 달콤한 간식의 유혹을 평생 완벽하게 끊어내고 살 수는 없다. 서민석 교수는 "액상과당이 설탕과 비교해 유독 더 나쁜 것은 아니다. 단맛도 적당히 즐기면 건강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진짜 문제는 과도한 섭취다"라고 지적한다. 이어 "평소 혈당 수치가 정상보다 높다면 가급적 달콤한 간식은 피하고, 먹더라도 아주 적은 양만 먹어야 한다. 특히 식후에 혈당 스파이크 증상으로 쏟아지는 졸음을 겪는다면 섭취를 엄격히 절제해야 한다"라고 당부한다.
만약 단 음식을 많이 먹은 날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서 교수는 "이럴 때는 평소보다 10분 정도만 더 몸을 움직여 운동하는 것이 좋다"라고 현실적인 대처법을 조언한다. 달콤한 젤리를 먹은 직후 가만히 앉아 있기보다는, 가벼운 산책이나 계단 오르기 등으로 근육을 써서 핏속을 떠도는 잉여 당분을 재빨리 태워버리는 것이 혈관과 췌장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어막이다.